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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생,교구속으로- '제주 4·3 조형물 ''4월 걸상'' 제막식' 현장취재

정효정 | 2024/04/09 16:06

▣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주님과 함께'
▣ 방송시간: 4월 9(), 오후 203220
▣ 방송제작: 조미영 PD, 진행: 정효정 아나운서
▣ 주제: 생생, 교구속으로- '제주 4·3 조형물 "4월 걸상" 제막식' 현장취재
 
지난 2일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는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4월걸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진행자: 저는 광주의 5월과 제주의 4월 기억하고 연대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4월 걸상 제막식이 진행되는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나와 있는데요. 제막식에 앞서 강우일 주교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주교님

강우일 주교: 네 반갑습니다. 저 강우일 주교입니다. 제주에서 왔습니다.

진행자: 반갑습니다. 지금 제주교구장 은퇴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강우일 주교: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숲길도 걷고 여러 가지 교우들이 피정을 하신다거나 또는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 때 초대받아서 가서 도와드리기도 하고 또 수녀님들 성사도 드리고 그리고 심심치 않게 지냅니다.

진행자: 그러시군요. 사실 오늘 이 4월 걸상 제막식에 함께 참여해 주시기 위해서 이렇게 먼 걸음까지 해 주셨잖아요. 소감 말씀 듣고 싶습니다.

강우일 주교: 제주 4·3이 제주만의 아픔이 아니고 우리 한국 현대사의 아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 제주 4·3을 기억하는 하나의 자료가 제주 바깥에 세워지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고 저는 기쁘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것이 이제 광주라는 또 똑같은 국가 폭력의 쓰라린 경험을 하신 분들의 토지에 4월 걸상이 세워진다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광주분들만이 아니라 타 지역분들이 제주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좀 더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전개나 또 그 결과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대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다 잘 알고 있지만 숙지하고 있고 그렇지만 이 제주 4·3은 제주 바깥에 분들이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동안 4·3을 알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주 바깥에 이런 눈에 보이는 어떤 형상물이 생겨서 아주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진행자: 그럼 우리 광주 지역민들이나 신자분들께도 혹시 말씀 나눠주실 게 있을까요?

강우일 주교: 분단의 아픔이 사실 시작된 게 4·3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48년 아직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에 미 군정치하에서 제주도민들이 굉장히 오해를 많이 받고 제주도가 붉은 섬이라는 그런 빨갱이들의 섬이다 뭐 이런 인식이 이렇게 퍼져서 특히 그때 당시에 이제 미 군정 책임자들과 또 미 군정 하에서 행정을 하던 한국 지도자들이 그런 인식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도민의 10%가 집단 학살되는 그런 정말 엄청난 비극이 있었거든요. 그런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들 90% 이상이 잘 몰라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제 좌, 우 국민을 한 겨레를 이렇게 편가르기를 하는 그런 일들이 시작이 돼서 그것이 또 오늘날까지도 지속이 되고 그래서 기회만 되면 또 그런 것을 이용하려는 그런 세력들도 있고 그래서 그런 과거의 역사를 우리가 국민들이 좀 더 정확히 알고 잘 식별하고 그런 식별력에 의해서 현재를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지혜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엔 인권연대 5월 걸상상위원회 공동대표이신 김희중 대주교님과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희중 대주교: 네 안녕하십니까? 김희중입니다.

진행자: 우리 대주교님도 혹시 은퇴 후에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김희중 대주교: 게으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냥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시군요. 또 사실 우리 대주교님께서는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또 공동대표이시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더 오늘이 특별하실 것 같은데요.

김희중 대주교: 네 그렇습니다. 많이 들어보셨겠습니다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합니다. 제주 4·3은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5·18 때 광주 사람들이 가장 고독하게 느꼈던 것은 소외되고 다른 지역으로부터 알려지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힘들었는데 사실 열 손가락 가운데 한 손가락만이라도 아프면 그 아픔은 똑같이 열 손가락이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어느 지역에서 일어났던지 그건 상관없이 국가폭력에 의해서 자행되는 모든 일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한국 전체의 일로 생각하고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함께 대처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우리 청취자분들께도 한말씀 부탁드릴게요.

김희중 대주교: 광주 평화방송국 청취자 여러분들에게도 부탁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자기 이외에 자기 주변에 어느 누구라도 어려운 일을 당하면 그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받아들이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걱정해 주는 그런 사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이라는 것은 우는 사람에게 왜 우느냐고 물어보지 않고 그냥 옆에 앉아서 어깨를 맞대고 함께 울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즉 상대방의 처지를 자기 처지로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도 주변의 어려운 사람의 그 어려움을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광주의 오월과 제주의 사월, 기억하고 연대하다"라는 주제로 4월걸상 제막식과 함께 사월걸상이 세워졌다.

인권연대 오창익: 인권연대 오창익입니다.

진행자: 사실 제주에서 지난해 광주 5월 걸상을 설치했고요. 또 이번에는 광주에서 4월 걸상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인권연대 오창익: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그 아픔을 서로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분들이 먼저 5·18을 기억해 주셨고요. 광주분들이 이제 그 고마움을 기억하기 위해서 육지에는 최초로 제주 4·3에 대한 조형물이 세워지는 겁니다. 아픔을 사람들끼리 나누고 연대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요. 그 중요한 일 현장에 우리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오늘 4월 걸상 제막식은 어떤 순서로 진행이 되나요?

인권연대 오창익: 네 오늘 제막식을 위해서 제주에서 강우일 주교님께서 광주까지 오셨고요. 또 오월걸상위원회 대표로 일하시는 김희중 대주교님도 함께 하시거든요. 그분들 말씀 듣고 과거의 아픔을 우리가 얼마나 잘 기억하느냐가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또 그와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새기려고 합니다.

진행자: 네 그럼 향후 우리 오월걸상위원회에 그 계획이 있을까요?

인권연대 오창익: 지난해 국토 최남단인 제주 서귀포에 5·18을 기억하는 조형물을 세웠거든요. 올해는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에 세웁니다. 고성에 5.18 기념물을 세우고요. 그래서 전국 곳곳에서 제주 4·3 또 광주 5·18에 대해서 우리가 기억하고 절대로 이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 또 피해자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그런 일들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진행자: 오늘 함께 참여해 주신 분들께도 짧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인권연대 오창익: 저희는 국가 예산으로 하는 일도 아니고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모금을 통해서 4월 걸상 5월 걸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자: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어서 4월 걸상 제막식이 시작되겠습니다.

현장음>
육지에 세워지는 최초의 4·3 조형물 4월 걸상 제막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4월 걸상 5월 걸상 본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제주 4·3과 광주 5·18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묵념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 일어나서 묵념하겠습니다. 일동 목념 바로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오늘 제막식에 참석하신 내빈 여러분을 소개하겠습니다. 따뜻한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제주에서 멀리 오셨습니다. 강우일 주교님 모셨습니다. 김희중 대주교님님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또 제주에서 멀리 오셨습니다. 제주4·3유족회 김춘보 회장님 오셨습니다. 제주 4·3유족회 한문용 자문위원님 모셨습니다. 오늘 작품을 만들어주신 강문석 작가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강문석 작가: 네 반갑습니다. 지금 천 때문에 지금 보이지 않는데 이게 지금 4·3 당시에 가장 학살의 주범인 소총 총알을 빗대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구부러진 총알을 만들었고 그 밑에 보면 제주 몽돌이라고 한라산 중턱에서부터 뭐 이렇게 하천 통해서 제주 바닷가까지 흘러내리는 어찌 보면 이게 동그란 형태의 어떤 제주석을 얘기하는데요. 이게 어찌 보면 제주도민들의 어떤 당시의 아픔들이라든가 고난을 다 겪어냈던 어떤 상징이 아닐까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밑에 받혀 있는 그 역할을 또 우리 민중들이 해 나가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의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고요. 이거는 본 작품이지만 충분히 저기 걸상으로서의 활용도가 있게끔 5월과 4월이 함께 앉을 수 있는 2인용 정도 되는 의자입니다. 그래서 아픔이랑 저항이랑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되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작품명이 민중의 힘이고요. 앞에 작가가 설명해 주셨듯이 제주 4·3 희생자들이 희생을 당했지만 제주의 몽돌처럼 구르고 굴러 바다로 가서 몽돌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폭압을 이겨내고 또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또 이렇게 제주 4·3 항쟁 정신과 5·18 광주 5월 정신이 함께 만나서 또 인권 평화의 가치를 더욱 확장시키는 이런 뜻깊은 오늘을 맞이했습니다. 5월 걸상위원회는 인권연대가 2017년에 만들었고요. 지금 부산 목포 또 명동성당, 마석 모란공원, 구경기도청까지 또 작년에 제주 서귀포시청 앞에까지 걸상을 설치를 했고요. 오늘 뜻깊게 또 육지에서는 최초로 4·3 조형물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강우일 주교님은 바로 이어서 축하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다.

강우일 주교
안녕하십니까 우리 인간의 역사는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어제와 오늘을 기억함으로써 내일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써가는 역사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기억을 통하여 계승되고 그 의미와 꼴이 갖추어집니다. 얼핏 생각하면 우리 겨레가 이어온 지난 한 세기 100년의 기억은 혹독한 고난과 환난으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청일전쟁, 항일의병운동, 4·3 독립 만세운동, 보도연맹 학살,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물론 6.25 전쟁, 거기다 우리나라 밖에서 우리 군대에 의해 저질러진 베트남 전쟁의 민간인 학살까지 합치면 모두 12차례나 되는 일들이 지난 100여 년 사이에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100년 사이에 12차례 참극이 저질러졌으니까 우리 겨레는 거의 10년 터울로 잊을만하면 끊임없이 또 새로운 국가 폭력을 겪은 그런 경험으로 고통과 슬픔과 억울함의 기억이 퇴색되지 않고 계속 상속되고 증폭되어 왔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는 포악한 국가폭력의 사슬이 고리처럼 연결되어 끊어지지 않고 가해자들 안에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자들의 의식과 신체 안에서 학습되었습니다. 4·3의 폭력은 6.25 전쟁터에서, 4·19 혁명에서, 그리고 5·18 민중항쟁에서 복습하고 재현되었습니다. 이런 대규모 집단적 폭력의 고리를 끊고 해체하기 위해서는 대중 모두가 그런 폭력의 피해와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의 기억을 끊임없이 되살리고 연대하고 증폭시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에 광주 5월 걸상을 설치하고 광주에 제주 4월 걸상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 역사 안에 자라온 폭력의 확산과 승계를 차단하고 인간 존중과 평화의 연대를 강화하는 참으로 희망찬 상징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진행된 '4월걸상 제막식'에는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공동대표이자 전임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전임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가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김희중 대주교
광주에서는 해마다 멈춰버린 시계처럼 80년 5월 그날을 다시 기억하며 한자리에 모입니다. 기억한다는 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끄러움으로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없는 슬픔과 충격으로 또 어떤 이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심정이 제주 4·3 유족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에 서귀포시청 앞에서 5월 걸상과 4·3 걸상을 함께 해보자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열 손가락 가운데 어느 손가락 깨물어도 아프지 않는 손가락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나설 때 이런 비극이 더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5·18 때 광주 사람들에게 가장 슬펐던 것은 고립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심정이 제주 4·3 유족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래서 동병상림이라고 5·18과 4·3이 함께 연대하여 전국화를 하면서 우리가 함께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여순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우리 대한민국 한반도 땅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비극도 다 나의 일로 받아들이고 함께 연대하고 함께 나아갈 때 감히 국가폭력이 여기에 함부로 하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자리를 함께해 주신 강우일 주교님, 그리고 4.3유족회 회장님과 비롯하여 유족회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우리 5월 어머니들도 감사드립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진행자: 광주의 5월과 제주의 4월을 기억하고 연대할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라면서 지금까지 4월 걸상 제막식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4-04-04 15:09:55     최종수정일 : 2024-04-09 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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